2026-08-28
"나 오늘 두 경기밖에 못 뛰었는데 쟤는 다섯 경기 뛰었어." 교류전 끝나고 이 말이 나오면 총무는 그날 밤 잠을 못 자요.
토너먼트는 팀이 정해져 있고 이기면 올라가는 방식이에요. 교류전은 반대로 매 경기 짝이 바뀌고, 순위는 개인에게 쌓여요. 두 동호회가 모여서 '서로 섞여서 친해지자'가 목적일 때 딱 맞는 방식이죠. 동호회 총무가 교류전을 맡으면 챙겨야 할 운영 원칙을 순서대로 정리해 드릴게요.
남자 12명, 여자 7명, 코트 2면, 경기당 45분으로 하루를 짠 예시예요. 라운드마다 두 경기가 동시에 돌아가요.
1라운드 남자 복식 × 2 2라운드 여자 복식 + 남자 복식 3라운드 여자 복식 + 남자 복식 4~8라운드 혼합 복식 × 2 (다섯 라운드) → 총 16경기, 10:00 시작 · 16:00 종료
오전에 남복·여복으로 몸을 풀고, 점심 이후에는 혼복으로 섞는 구성이에요. 혼복이 뒤에 많은 이유는 두 가지예요. 하나는 혼복이 제일 화기애애해서 뒤로 갈수록 분위기가 좋아지고, 다른 하나는 여자 인원이 적을 때 여자 출전 횟수를 혼복으로 채울 수 있어서예요.
대진표를 손으로 짜면 꼭 누군가는 한 경기를 덜 뛰어요. 그래서 대진표가 지켜야 할 규칙을 먼저 글로 정해 두고, 그 규칙에 맞는지 검사하는 순서가 좋아요.
선택 규칙도 있어요. '한 경기 뛰면 다음 라운드는 반드시 쉬기'는 인원이 넉넉할 때만 켜고, '같은 소속끼리 짝이 되어 다른 소속과 대결'은 교류전이 아니라 대항전 성격일 때 켜요.
경기가 끝나면 A팀 : B팀 게임 수를 그대로 적어요 (예: 6 : 4). 45분 안에 못 끝나면 그 시점 게임 수로 마감하고, 같으면 무승부예요. 순위는 개인별로 매겨요. 짝이 바뀌어도 내 승점은 나에게 쌓이는 거죠.
득실을 두 번째 기준으로 두면 이미 이긴 경기에서도 한 게임이라도 더 따려고 끝까지 집중하게 돼요. 6:0으로 이긴 사람과 6:5로 이긴 사람이 같은 순위인 건 아무래도 아쉽잖아요.
라운드마다 시각을 박아 두면 한 경기만 길어져도 전부 밀려서 총무가 계속 시계만 봐야 해요. 대신 경기를 순서 목록으로만 만들어 두고, 앞 경기가 끝나면 비는 코트에 다음 경기가 바로 들어가게 하면 이 걱정이 사라져요. 선수 4명이 다른 경기 중이 아니고 빈 코트가 있으면 시작이에요. 화면에 보이는 시간은 '예상'이고, 실제 진행에 맞춰 계속 다시 계산되니까 총무가 시계를 볼 일이 없어요.
총무가 코트를 돌아다니며 점수를 받아 적는 방식은 총무도 힘들고 기록도 자주 틀려요. 대진표 링크 하나를 단톡방에 올려 두고 '이긴 팀이 넣기'로 정하면 훨씬 편해요.
링크만 있으면 누구나 넣을 수 있어서 '누가 장난치면 어쩌지?' 걱정하실 수 있는데, 서로 얼굴 아는 동호회 규모에서는 걱정할 일이 거의 없어요. 오히려 자기 점수를 자기가 넣으니까 틀리는 일이 줄어요.
위 규칙을 전부 넣어 만든 게 황총무의 테니스 교류전이에요. 선수 명단을 한 줄에 한 명씩 '이름 성별 구력 소속' 형식으로 붙여 넣으면 (예: 김민준 남 10 초록클럽), 규칙을 지키는 대진표를 자동으로 짜 줘요. 규칙은 만들 때 켜고 끌 수 있고, 만든 뒤에는 어떤 규칙을 지켰는지 배지로 보여줘요.
교류전은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친해지려고 하는 거잖아요. 규칙을 미리 정해 두고 대진표가 그 규칙을 지켰다는 걸 보여주면, 결과가 어떻든 다들 웃으면서 끝날 수 있어요. 총무의 역할은 공정한 판을 깔아 두고 뒤로 빠지는 거예요.